'매각, 운영, 배당, 고용 모두 당국 허락 받아야...'
'내년 라이선스 연장 못하면 다 빼앗길 수도'
"마카오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세계 최대 도박 성지인 마카오의 한 카지노 업체 임원은 암담한 현실을 이같이 표현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관광객 매출 타격이 큰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 큰손들마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카지노 발길을 끊으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앞세워 주요 산업 국유화까지 나선 가운데
이번엔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투자해 온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규제 칼날을 겨누면서
공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카지노 업체들이 마카오에서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선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대혼란이 펼쳐지고 있다.
中 카지노도 몰수하나…하루 만에 주가 20% 폭락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카오 내 주요 카지노 업체 6곳의 주가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지수는 전날 대비 평균 23%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184억달러(21조5000억원) 증발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날 주가 하락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국은 지난 14일 마카오 카지노 업체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 차원에서 정부 관료를
회사 임원으로 임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카지노 운영사들의 주식에 대한
지역 지분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지노 업체들이 배당금과 같은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분할 때도 사전에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뿐이 아니라 당국은 카지노 운영 라이선스 수량·기간 등 발급 조건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 주요 카지노 업체 대부분은 내년 6월 라이선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몰아내고 도박산업 전체를
국유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도 마카오에 진출해 있는 카지노 업체에 대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윈리조트와 MGM리조트 주가는 각각 6.3%, 2.49% 떨어졌다.
라스베이거스샌즈(-1.7%), 멜코리조트앤드엔터테인먼트(-13.8%) 등도 하락했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데…규제 고삐 왜?
1999년 12월 포르투갈로부터 중국에 정식 반환된 마카오는 홍콩에 이어
2번째로 중국의 특별행정구가 됐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 외국 자본 유치를 허용한 건 지난 2001년부터다.
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 기업들의 자본이 마카오로 대거 이동했다.
마카오가 라스베가스를 앞지르고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카오 게임자금 규모는 라스베가스의 6배에 달한다.
또 마카오 세금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에서 나온다.
이번에 주가가 급락한 미국 카지노 업체 상당수가 라스베이거스보다 마카오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려왔다.
2019년 기준 라스베이거스샌즈 전체 실적 중 마카오 비중은 64%, 윈리조트의 경우 75%로 집계됐다.
투자은행 JP모간이 마카오에 진출해 있는 미국 카지노 업체 투자의견을 일제히 하향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의 게임 수익은 앞선 해 대비 80% 급감했다.
올해 8월말 현재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되는 상황에서 다시 규제 쇼크에 빠진 것이다.
손님이 줄었지만 마카오에선 정부 규제 때문에 직원수조차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 카지노를 통한 중국 본토 부유층의 돈세탁을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놨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했지만 중국에서
그 돈을 가지고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도, 운영도, 배당도, 고용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슬롯 버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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