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1세기, 카지노는 관광산업에서 각광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카지노의 꽃이라 불리는 ‘카지노 딜러’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카지노 딜러는 게임테이블에서 게임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하우스(카지노)를 대표해 게임을 진행하는 이를 일컫는다.
카지노 딜러는 여러 게임을 능숙하게 진행해야 하는 데다 큰 액수의 돈을 취급하기 때문에 근무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손님들의 입장과 상황을 잘 헤아려 표정과 제스처를 취하는 서비스도 이들의 몫이다. 외국에선 전문직종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국내에서도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관련 학과는 많지 않다.
카지노 딜러를 꿈꾸는 전국의 입시생들이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로 몰려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파라다이스 제주카지노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효정(23) 씨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올해로 입사 2년차에 접어들었다.
유 씨는 열여덟 살 때부터 딜러의 꿈을 키워왔다. 현업으로 일하던 친척이 현란한 카드 스프레드 구사하는 것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만 것.
사람을 대하는 일이 자신에게 잘 맞을 거라고 여기던 터라 이만한 직업이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차츰 꿈을 키우기 시작해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 11학번으로 입학했다.
방학도 반납하며 공부에 매진할 정도로 학과 수업이 흥미에 맞았다.
유 씨가 수월하게 딜러로 적응할 수 있던 건 학교에서 보낸 2년의 시간 덕분이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1학년 땐 이론 수업으로 기초를 다지고 2학년 때부턴 내내 실습이다.
카드를 섞고 나눠주거나 칩을 회수하는 기술은 카지노 딜러의 기본이지만 이를 화려하게 구사하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내에 실제 카지노와 비슷한 실습장이 꾸려져 있어서 분위기를 익히는 데 훨씬 도움이 됐다.
유 씨는 “2년 동안 학교를 정말 열심히 다녔다. 카지노경영과는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목표가 뚜렷한 친구들이라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면학 분위기도 남다르다. 수업을 빼먹은 적이 하루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카지노는 큰돈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온다고 해도 하우스에 들어올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기에 환전 아르바이트는 학생 신분으로 현장 분위기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꼽힌다.
유 씨도 현재의 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인연으로 취업에 성공하게 됐다.
카지노의 일상은 빠듯하게 돌아간다. 24시간 영업이기에 3교대로 근무한다.
출근하고 나면 테이블을 배정받아 손님들을 응대한다.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은 대체로 밤이지만 어느 때이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 더욱 그렇다.
유 씨는 “손님들은 딜러가 신입인지 아닌지 단번에 안다. 장난을 막 건다. 카드를 섞고 있는데 말을 시끄럽게 해서 집중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처음엔 당황해서 실수도 많이 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이젠 제법 익숙해져서 먼저 농담을 건네기도 한단다.
또한 유 씨는 “게임의 승패 여부를 떠나서 손님이 웃으면서 저와 소통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보람차다. 제주를 찾은 분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입사 2년차 카지노 딜러의 고민은 무엇일까. 유 씨는 ‘어학’을 꼽았다. 국내에선 강원랜드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뿐이라 외국어 실력이 필수다. 회사에서 따로 교육센터도 운영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카지노 딜러의 꿈을 이룬 그녀의 최종 목표는 ‘딜러다운 딜러’가 되는 것. 유 씨는 “입사한지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 못하는 것들이 많다. 딜러가 갖춰야 할 기본인 칩과 카드 다루는 실력도 키우면서 외국어 회화 능력을 갖추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유학도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슬롯 버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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